[디지털교과서] 도입하기엔 시기상조!!

궁시렁 IT 2011. 6. 30. 19:56
 워낙 제 블로그 자체가 '비주류 IT정보'를 다루고 있는 까닭에 '파워IT블로거'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IT블로거로서 이번 정부의 디지털교과서(관련기사 : http://www.ktv.go.kr/ktv_contents.jsp?cid=389227)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사실 다른 어느 국가보다 발빠른 조치에 관하여 두 손들고 기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옳겠으나, 아직까진 시기상조라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네요.
  그럼 간단히 제 생각을 논해볼까 합니다.


재정적 문제

사진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99238
'종이교과서'도 무료였으니, '디지털교과서'도 무료여야지!!

무료로 제공해야...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 한사람으로서 제가 내는 세금이 학생들에게 효과도 없고 무모한 정부의 방침에 의해 낭비된다면 탐탁치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기존의 '종이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디지털교과서도 무료로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전원 무료로 제공을 못하게 된다면, 학교내에서 학생들 내부의 빈부격차에 따른 차별이나 소외 등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정부기관에서 쓰듯이 윈도(Windows)를 쓰려고...?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할 것인가?
 또한 일률적으로 같은 기기를 제공하게 된다면, 어떤 기업의 어떤 OS를 선택하느냐에 따른 문제점을 생각해야겠죠.
 기기의 경우 국내에도 해당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이 있으므로 어떻게 해결이야 되겠지만, 그것 또한 대기업에 너무 편중된 국가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OS의 경우는 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제작하는 제대로 된 휴대기기용 OS가 없다는 점이죠. 만약 안드로이드(Android) 등의 리눅스(Linux)계열의 OS를 사용하거나 개발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의 혈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Microsoft Windows)나 애플(Apple)사의 iOS를 구입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출처 : http://mobile.engadget.com/2007/04/19/htc-reveals-official-windows-mobile-6-upgrade-plans/
고학년들이 저학년들 '새 교과서' 뺏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문제점은 그 뿐이 아니죠. 학생들이 국가기관의 교육을 받기까지는 약 13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각종 기기들이 세대교체가 되고 업그레이드 될텐데요, 과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죠. 휴대기기의 특성상 개별 부품의 업그레이드도 힘든데다가 그렇다고 새로운 기기를 일정 주기별로 제공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재정적 타격은 상당할 것입니다.
 만약 기기의 업그레이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의 새로운 기기들을 빼앗는 장면을 학교근처 골목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겠군요.


기기적 문제

 그 다음 중요한 문제가 기기적 문제입니다. 어떤 장치, 혹은 기기를 가지고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려 하는 지가 관건이죠. 최소한 학생들이 휴대할 수 있으려면 노트북, 넷북, 스마트폰, 타블렛PC 등의 기기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과연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네이버 인터넷쇼핑 검색결과...이 가격을 감당하려고??

운영체제
 우선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운영체제(Operating System)입니다. 효과적인 방법은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컨텐츠나, 소프트웨어,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는 것이 좋겠지만, 문제는 그것 역시 쉽지 않다는거죠. 게다가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같은 기기를 제공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운영체제의 선택은 기타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위의 '재정적 문제'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리눅스를 제외한 운영체제는 상용화되어 있기에, 구입을 위해 각 기기별로 상당한 금액이 소요됩니다.

사진출처 : http://cumaini.com/search/nokia-battery-monitor-launch/
배터리 충전은 어떻게 해결할까??

배터리
  학교내에서 학생들이 머무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초등학생이 4~7시간, 고등학생의 경우 9~16시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기기의 경우 노트북, 넷북의 경우 3시간, 타블렛PC의 경우 4~10시간 등으로 그 사용시간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책상마다 전기 콘센트를 연결하여 지속적인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텐데, 그에 따른 책상교체비용과 전기사용량 등을 어떻게 충당할 수 있을까요?

문자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망 부하가 걸릴 정도인데...감당할 수 있을까?

통신망
 사용하는 통신망에 대한 문제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겠죠.
 현재는 일반 스마트폰 등의 기기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통신망에 과부하가 일어난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육용 컨텐츠'의 경우 단순한 문자(text)만 송수신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이미지, 그외 교육용 게임, 소프트웨어 등 훨씬 무거운 용량의 정보를 송수신해야 한다는거죠. 만약 전국의 모든 교육기관에서 하루종일 인터넷을 이용한 컨텐츠를 활용하게 된다면 이 수요는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교육적 문제

 요근래의 '사회' 뉴스를 보자하면 정말 막막합니다. 떨어진 교권, 자질부족의 교사들,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학생들...이런 시점에서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문제를 낳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야, 안내원이야?
 우선 아무리 뛰어나고 능력있는 교사라 하더라도, 정보가 넘치는 인터넷에 비하면 관련 분야나 지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교사에게 질문하기보다는 인터넷 검색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교사로서는 단순히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안내원'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거죠.

앞으론 더 웃긴 동영상도 볼 수 있다니!!

우리교실이 생중계되고 있다
 수업시간 교실의 상황은 교사만의 시간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교사가 학생들의 지도를 위해서 다양한 활동, 심지어 체벌 등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휴대용 인터넷기기들의 특징은 바로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거죠. 학생들은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교실상황을 생중계하여 인터넷의 수많은 사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교사는 학생들의 지도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고, 제대로 된 교육활동을 펼치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젠 수업시간에 '야동' 볼 수 있는 시대가 온다!!

흥미를 갖고 수업받는다고?...그 다음엔?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열중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초기에 매우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처음의 신기하게 접근하던 것이 무뎌지고 일상적인 수업의 한 장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거죠.
 그 외에 단점이 더 많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거리낌없이 인터넷 만화,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을거고요, 심지어는 '야동'을 감상하는 모습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겠군요. 하지만 교사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교과서'를 활용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고, 학생들의 개별활동을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소프트웨어적 문제

'전자책'과 '디지털교과서'는 다르다!!

 우리의 정부 및 교육과학기술부의 높은 분들께서도 엄연히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디지털교과서'는 '전자책(e-book)'과는 달라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만큼,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도를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을 위해 설계되어야 하죠. 이를테면 단순히 그림(이미지)나 문자(텍스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동영상, 게임 등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그 뿐 아니죠. 학생들이 기존의 '종이교과서'와 같이 필기할 수 있도록, '디지털교과서' 내에서도 밑줄을 긋거나, 필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기능이 첨부되어야하죠. '수학'교과서에서는 각 문제별로 연습장을 대체할 수 있는 공간 등도 첨부해야합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을만큼의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점을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론

 물론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게 되면서 생길 수 있는 장점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학생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질 필요없이 '기기' 하나만 가지고 등교할 수 있겠군요. 또한 각 과목별로 전자기기의 다양한 장점을 활용하여 수업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별도의 CD나 MP3, 테이프가 없이도 '영어듣기' 지문을 활용 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단순히 장점만 바라보기엔 그에 따른 단점이나 문제점 등이 제 눈엔 너무 선하군요. 이번 '디지털교과서'를 4년안에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문제점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재정적인 문제는 너무도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아무쪼록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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