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이라 컴퓨터하기 힘들다?!

궁시렁 IT 2011. 2. 18. 09:48
제가 이런저런 다양한 것들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요.
오늘은 한글과 IT의 관계에 대해 제 생각을 두서없이 끄적여볼까 합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인은 IT분야에서 불리하다'

가 이번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구요?나름의 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컴퓨터, 애초에 태생이 영어권 출신


컴퓨터자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시작부터 영어권입니다.
애초에 명령어나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영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무리 단순화 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어야 
어느정도 다루는 것이 편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프로그래밍의 어려움

그나마 편한 HTML언어지만, 블로그 관리할때도 눈 돌아갑니다...


우선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기 어려운점을 들 수 있습니다.
어순에 있어서도 한글과 영어는 분명 차이가 있구요,
명령어 하나하나도 영어단어 혹은 영어약자로 표기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두번에 거쳐서 생각해야 됩니다.

적든 많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노력을 더 해야한다는 거죠.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하드웨어에선 두각을 나타내지만,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별다른 활약을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3. 최신 정보 및 정보공유의 장애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구글이 생각을 바꿔먹으면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블로그를 운영한지 2달정도가 됐습니다만,
그동안 가장 놀랐던 것은
"사람들이 이래서 구글링, 구글링 하는구나!!"
였습니다.

최신 뉴스와 정보, 포럼의 활성화 등은
절대 한국의 포털사이트에서 따라갈 수가 없는 부분처럼 느껴지더군요...
간혹 한국의 포럼에서 궁금한 사항을 찾다보면 이런 답변을 볼 수가 있습니다.
"구글링 하세요..."

또한 한국의 IT관련 기사들이 고작 외국기사를 번역한 수준인 것들이 많아서,
차라리 구글 뉴스를 보는게 더 빠르더군요...
정말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하루정도 차이가 납니다.

지금도 저는 우분투를 사용하면서 구글링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요,
사실 리눅스는 지금부터 10년전쯤부터 사용하려고 시도했었지만,
그당시엔 저도 꽤나 어렸고 영어를 따로 배워오지도 못한지라
이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영어에 능통하지 못하지만 그럭저럭 사전의 도움을 받아가며
영어의 필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4. 오역으로 인한 문제점들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일들......모 시트콤의 OST가 생각나네요...


제 블로그도 해외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를 얻기때문에,
오역의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얼마전 무작정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를 뒤지다가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점수 읽기 훈련기'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었죠.
원래 영문으로는 'Score Reading Trainer'입니다.

아니...이게 왜????

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보충하자면,
제가 음악관련 프로그램을 찾다가 나왔기 때문이죠...

즉, '악보 읽기 훈련기'가 맞는 번역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음악을 처음 배우게 되면 악보를 읽기 힘든점
(음악을 안배우시다가 악보보고 피아노치려면 느끼실겁니다, 이게...도레미파솔라...'시'구나 라구요...;;)
을 위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 같은데요,
이렇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의미가 천차만별이 되어버리는 판에 
오역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5. 오히려 방해되는 한글화?

난 너의 이름이 토템(totem)일줄은 꿈에도 몰랐지......


간혹 한글화가 오히려 방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임을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어서 인터넷 공략을 찾는데,
인터넷 자료들은 번역되지 않은 원어로 표시되어있고,
막상 제가 하던 게임에서는 한글화가 이루어져서 
하나하나 찾기까지 애먹었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얼마전 우분투 사용중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우분투의 '동영상 플레이어'를 터미널에서 실행시켜서 알아볼 일이 있었는데,
명령어가 뭘까 생각을 해봤죠.
그래서 'videoplayer'랑 비슷한 검색어로 입력을 해봤습니다만,
나중에 알고보니 '토템 플레이어'가 정식 명칭이고 명령어는 'totem'이더군요.

우분투 이용 중에 아쉬운 부분이 바로 한글화 부분입니다.
막상 GUI,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계열처럼의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일부 우분투만의 특성화된 부분에 있어서의 한글화 미흡은
자칫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죠.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는 우분투에게 한글화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6. 정리


세종대왕님이 이 글을 보시면 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지금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점은 컴퓨터자체가 시작은 영어권에서 이루어졌다는거구요,
물론 컴퓨터는 기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기계어'와 '프로그래밍 언어'가 한국어에 맞게 만들어지고,
운영체제도 한국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기대될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국어'자체가 사용하는 인구가 많지않고,
전세계와 경쟁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영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곧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워온 세대들이 사회에 출현하기 시작할텐데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알파벳을 익혀온 세대(그렇게 나이가 많진 않아요.....^^;;)라 그런지,
은근히 그 차이를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앞으로 이 세대들의 등장이 한국의 IT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 막연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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